부족한 능력을 가졌음을 자각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왔던 것 같다.
학교에서든, 방학 때 알바 사업장에서든, 직장에서든, 일과가 끝나고난 집에서든
정확하게 말하면 돈으로 겪은 에피소드들이 적지 않았기에, 돈을 벌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.
(부자는 되지 못했다)
군대를 포함하여, 10년 좀 안되게 걸렸다.
그렇게 부럽던 대기업 명함도, 차도, 비록 아직 짓고 있지만 10억을 호가하는 집도 20대 후반에 전부 거머쥐었다.
물론 육체가 아프고 정신적으로 서럽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,
사회가 준 미션(취업, 직장, 수도권 집 등)들을 하나하나 클리어해가며 내가 찾던 행복이 이게 아니란 것은 점점 자명해졌다.
길을 잃어버린듯한 이 감정을 처음엔 "경제적 자유를 찾아 떠나라는 신호"로 해석했다.
그렇게 꾸역꾸역 주관식 문제에 떠오르는 단어를 집어넣은 기분은 불쾌하기까지 했다.
이렇게까지 해야하나? 이제 좀 행복하면 안되나? 취미도 찾고? 라는 생각이 들었다.
동시에 돈이 없고 힘이 없어 서러웠던 과거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.
이득을 추구하고, 스스로를 채찍질하며, 고립시키며, 독하게 사는 것은 날 지키는 방법이었노라고.
지금 배가 불러서 간절했던 현재까지의 나를 모욕하는거라고 스스로를 꾸짖었다.
정말 많이 고민한 끝에, 정답이란 확신은 없지만 두 번째 답을 내렸다.
월급, 주식, 행운, 기타 등 내 마음 가는 액수로 그때그때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것.
나라는 사람이 열심히 사는 것이 충분히 가치있는 행동임을 확신하게 되면, 거리낌없이 과거의 나를 저버리지 않고 열심히, 아니 더 열심히 살 수 있을 것 같다.
나는 여전히 나를 위해 살아갈 것이다. 더 많은 돈과, 명성, 힘을 쫓을 것이다.
허나 여태까진 막연한 미래의 나를 위해서 그랬다면,
이제부턴 지금의 나와, 과거의 나와 비슷한 사람들도 위하련다.
나는 어리석은 사람이라, 이 결론을 내릴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.
혹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, 수입의 일부를 어떠한 형태로든 보람있게 나눠보시길 추천한다.
(※추신 : 나는 절대 착한 사람이 아니다. 그냥 내가 행복해지고자 남을 돕는 것을 수단으로 삼았을 뿐이다.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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